<기 고> 사악을 버리고 첫사랑을 위하여 -‘투표는 선거의 꽃’

당현증 전 부천시의원 | 입력 : 2018/05/17 [20:43]

 

▲ 당현증 전 부천시의원 

아주 오랜 어린 시절 소만(小滿)무렵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맘때면 손톱에 봉숭아로 물들이기가 기억나는데 봉숭아를 따다가 백반과 함께 섞어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이던 누나들의 봄놀이가 지금도 생생하다. 봉숭아꽃이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손톱에 얹고 호박잎이나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이곤 했다.

 

만물이 점차 자라나서 가득 찬다.’는 소만에 얽힌 옛일이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이다. 상징성을 부여하고 특별한 의미로 가치를 생각해보기 위해 정한 기념일이 유달리 많은 5월은 소만다운 소망의 계절이다.

 

풍성은 늘 비움을 통해서만 알게 되고 느낄 수 있는 자연 현상이다. 일찍이 엘리어트는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그의 시 <황무지>에서 노래했다. 탄생은 깊고 강렬한 아픔을 담보로 하는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주먹으로는 그 무엇도 잡을 수 없고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악수도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는가. 5월은 그래서 4월과 달리 밝고 맑으며 푸름으로 장식된 환희의 계절이다.

 

우연이라는 이름을 그림자로 하여 다가오는 기쁨과 영광의 순간은 그래서 왠지 늘 불안하고 의심을 동반한다. 선거의 꽃은 투표다. 우연을 빙자하여 행하는 선거는 어둡고 그림자 또한 짙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선거(選擧)’가 무엇인가. 본질은 가려서 뽑는 것이고 투표는 방법일 뿐이다. 판가름이 우연으로 행해질 때 결과는 기대를 저버릴 수밖에 없음은 자명이다.

 

이제 지민(知民)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민(愚民)을 넘어 우민(憂民)으로부터 떠나야하는 책임과 의무가 우리 자신임을 자각해야 할 중요한 행사가 선거이기 때문이다. 딴은 우연한 선거라면 그 꽃은 투표답지 못하고 그 열매마저 깊은 상처를 가져오는 것은 자명하다. 결과로서의 4년은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아주 긴 시간도 아니길 바라는 것은 우리와 함께할 선량에의 선택이 후보보다 유권자의 중요하고 무거운 몫이다.

 

지나간 시간은 늘 아쉽지만 내용은 서로 다른 얼굴로 기억이 되고 추억으로 되살아 반추하게 된다. 지난 4년 전의 경험이 우연의 결과라면 반성과 후회도 없지만 진정한 의미의 선거였다면 이제 4년을 향한 선거는 한 단계 높은 선택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근심해볼 짧지만 막중한 일이다.

 

햇빛이 유난히 고운 담 아래 보여주는 자연의 봉숭아꽃은 그 붉음으로 자신을 나타내지만 조상의 지혜는 인공 백반과 섞어 찧는 행위로 화학적 반응을 빌어 멋을 내는 지혜를 얻었으리라. 하루아침의 결과는 아니고 점증하는 경험의 축적으로 이룬 결과의 지혜이다. 더 나은 삶이 우리의 소망이라면 선택의 소중함이 더욱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소만의 계절에 봉숭아로 손톱을 물들이던 옛 풍속이 기록에 의하면 붉은색이 사악함을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첫눈이 내릴 때까지 물들인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선거의 열매가 기대로 다가오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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