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관의 법률산책> 가족관계등록사무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사건

부천미래신문 | 입력 : 2020/09/01 [17:01]

▲ 김주관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A()B()2006. 8. 22.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의 부부이다. AB는 자연적인 임신이 어려워지자 자신들의 수정란을 대리모 C에게 착상시켜 출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병원에서 2017. 3. 26. D를 출산하였고, 위 미국 병원에서 발행한 출생증명서에는 사건본인(D)의 어머니가 C로 기재되어 있다. 유전자 검사결과, DAB의 딸이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남편 A는 딸 D를 인계받은 후 서울 종로구청에 딸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어머니란에 아내 B의 이름을 기재하였다. 그러나 서울 종로구청의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은 출생신고서에 기재한 어머니(B)의 성명과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모(C)의 성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수리처분을 하였다.

 

이에 남편 A가족관계등록법이 정한 바에 따라 출생증명서를 첨부하였고”, “생명윤리법이 금지하는 영리목적의 대리모계약도 아니며, 부부의 수정란을 착상하는 대리모의 경우 법률상 금지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신청인 A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2. 사안에 대한 판단

 

. 대리모출산의 개념

 

대리모출산은 처의 자궁 이상 등으로 인하여 임신,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에 의뢰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의 방법으로 수정시킨 다음 그 수정란을 제3자인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키거나 대리모에게 남편의 정자를 인공수정시켜 아이를 얻는 방법을 말하는데, 앞의 것을 출산(자궁) 대리모라 하고, 뒤의 것을 유전적 대리모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대리모출산의 경우에 대리모와 난자를 제공한 혈연모 중 어느 쪽이 출산자의 어머니이고, 의뢰부부와 대리모 사이에 체결된 대리모계약이 법률상 허용되는지가 문제되는데, 위 사건에서 신청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인지 여부도 위와 같은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 모자관계의 결정기준

 

우리 민법상 부자(父子)관계는 자녀가 모의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모의 배우자가 그의 친생부로 추정되고, 그 밖의 경우에는 인지의 요건을 갖춘 때에 비로소 성립하지만, 모자관계는 혼인 중의 출생자는 물론이고 혼인 외의 출생자에 대하여도 임신과 분만이라는 자연적 사실만으로 확정되고 모의 인지가 필요 없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738 판결 등). 민법은 생모의 인지(855)와 자의 모에 대한 인지청구(863)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기아(棄兒) 등이 성장하여 생모를 찾는 경우처럼 모자관계가 불분명한 특수한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부의 인지와는 달리 모자관계를 확인하는 의미만을 가질 뿐이다(대법원 1967. 10. 4. 선고 671791 판결). 즉 우리 민법상 모를 결정하는 기준은 모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이라 할 것이다.

 

. 가족관계등록사무의 적법성

 

가족관계등록법(이하 이라 한다)에 의하면, 출생신고서에는 모의 성명, ,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여야 하고(법 제44조 제2항 제4), 의사나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 또는 분만에 직접 관여한 자가 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여 작성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하며(법 제44조 제4), 만일 출생증명서 등을 첨부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법원의 출생 확인을 받아야 한다(법 제44조의2 1).

 

또한 가족관계등록규칙에 의하면, 출생증명서에는 출생의 연월일 및 장소, 모의 성명과 출생연월일을 기재하여야 하고(규칙 제38조 제2, 4), 분만에 직접 관여한 자가 작성하는 서면에는 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으로서 모 또는 자의 진료기록 사본 등 모의 임신사실 및 자의 출생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여야 한다(규칙 제38조의2). 나아가 혼인 외의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는 가 하여야 한다(법 제46조 제2).

 

이와 같은 출생신고에 관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령의 문언이나 취지를 고려할 때에 출생신고서 및 출생증명서에 모의 성명 및 출생연월일을 기재하게 한 것은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인 모의 출산사실을 출생신고에 의하여 확인하고, 출산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자관계를 법률적으로도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이므로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모의 인적사항과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모의 인적사항은 동일하여야 하고, 만일 그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출생신고서를 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D의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모(B)의 인적사항과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모(C)의 인적사항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A의 출생신고를 수리하지 아니한 처분은 적법하다.

 

. 대리모계약의 법적 성질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의 결정기준이 모의 출산사실인 점,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상 출생신고를 할 때에는 출생신고서에 첨부하는 출생증명서 등에 의하여 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하여야 하는 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생명윤리와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입법목적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남편이 배우자 아닌 여성과의 성관계를 통하여 임신을 유발시키고 자녀를 낳게 하는 고전적 대리모의 경우뿐만 아니라,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킨 후 출산케 하는 이른바 자궁(출산)대리모도 우리 법령의 해석상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러한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서울가정법원 2018. 5. 9. 201815 결정).

 

3. 결 어

 

우리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反對給付)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동법 제23조 제3), 이에 위반한 경우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동법 제66조 제1항 제4),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의 자궁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대리모를 통해 자식을 얻기 위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리모출산과는 민사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모자관계를 모의 출산이라는 기준에 따라 결정하여 대리모를 출산자의 자녀로 볼 경우 난자를 제공한 혈연모와 혈연부(즉 의뢰부)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서 출생모에게는 친생모의 지위를, 혈연모에게는 양모의 지위를 각각 인정하고자 하거나 출산모에게 원시적으로 모성을 귀속시키고 법원의 재판을 거쳐 혈연모에게 법적인 모의 지위를 인정하고자 하는 주장이 있다.

 

대리모출산과 관련해서는 이 밖에도 대리모가 임신 중에 모체의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중절을 하여야 할 경우에 난자제공자의 동의 없이 단독으로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지, 이 경우에 난자제공자는 대리모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출생자가 기형아로 출생한 경우에 의뢰부부가 그 출생자에 대한 인도를 거절할 때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이 문제될 수 있다.

 

<김주관 활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김포시 봉화로21, 3층 나호 / 031-8049-8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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